트럼프의 '반도체 제조 부활' 꿈, 인력난과 관세 장벽에 가로막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제조 시설의 자국 유치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나, 전문 인력 부족과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대만 TSMC의 수석 과학자 출신인 필립 웡 스탠퍼드대 교수가 자신의 박사 과정 제자들의 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인텔·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 등 실제 반도체 제조 기업에 취업한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다수는 애플, 엔비디아, 구글 등 설계 및 서비스 기업이나 맥킨지 같은 컨설팅 업체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웡 교수는 제자들이 실리콘 웨이퍼로 반도체 소자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기술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보상과 경력 성장 기회, 유연한 근무 환경을 찾아 다른 산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신문에 전했다. 반면 한국과 대만에서는 반도체 제조사가 가장 선망받는 직장이라는 점을 대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장악한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미국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언하며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미 정부는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고 반도체 제조 장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자국 내 생산을 독려하고 있으나, 업계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관세 정책이 2026~2030년 사이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을 4,500억 달러가량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대통령이 원하는 투자 유치를 오히려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인프라와 노동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맥킨지와 업계 단체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반도체 인력 부족 규모는 최대 15만 7,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표적화된 개입 없이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반도체 공장 가동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인력 및 공급망 부족으로 인해 TSMC의 애리조나 공장과 마이크론의 뉴욕 공장 가동이 이미 지연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해결책 중 하나로 아시아식의 장기적인 산업 정책이나 해외 엔지니어 수용이 거론되지만, 이는 미국의 자유 시장 원칙이나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인 '마가(MAGA)' 성향과 충돌하고 있다. 미 정부는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일부 한국인 노동자들을 추방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미국의 강점이 혁신과 설계, 자본 시장에 있는 만큼 제조 분야에서는 동맹국과의 협력과 숙련된 이민자 수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파트너와 동맹국들을 공격하며 자급자족만을 강조함에 따라, 미국의 기술적 야망이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글은 FT 보도를 바탕으로 KRXVIZ가 한국어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의 저작권은 FT에 있으며, 전문은 원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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