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일자리 늘지만 '학위' 필수…고숙련 중심 재편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다시 늘고 있지만, 자동화와 공정 복잡화로 인해 과거와 달리 대학 학위를 요구하는 고숙련 직종 중심으로 고용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고숙련 일자리는 임금이 높고 기업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WSJ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교육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숙련 노동자 부족 사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피닉스 북부의 산업단지에 위치한 위성용 반사 방지 코팅 유리 제조업체 '스위프트 코트(Swift Coat)'는 올해 말까지 2~3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지만, 모든 직군에서 엔지니어링 학위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제조업 현장의 전반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2월 이후 고용 인원을 7만 2천 명 늘리며 수년간의 감소세 이후 희망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제조업체들은 경영 및 사업 운영 분야의 화이트칼라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하고 있으며, 공장이 자동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블루칼라 직군에서도 고도의 훈련을 요구하는 추세다.
비닐 스탈리 애리조나 주립대(ASU) 제조 시스템 및 네트워크 학과장은 "미국으로 돌아오는 제조업은 70~90년대의 모습과 다르다"며 "기술 중심적인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 사이 조립공이나 기계 조작원 같은 이른바 생산직 일자리는 24만 4천 개 줄어든 반면, 관리·경영·재무 운영 분야 일자리는 35만 8천 개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로봇이 현장 노동자를 대체하는 대신 관리자와 엔지니어의 비중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화는 공장 업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기업들이 기계 상태를 추적하고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센서와 데이터에 의존하면서, 수치를 분석할 분석가와 로봇을 유지보수할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해진 것이다. 스탈리 학과장은 "현재 어떤 공장이든 시스템 작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나노 소재를 활용해 고성능 코팅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스위프트 코트의 경우, 정규직 직원 7명 중 물리학 박사 1명, 기계공학 석사 2명, 화학공학 학사 1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데이터 분석, 장비 설계 등을 담당한다. 현장 기술자 3명 중에서도 1명은 전문학사 학위가 있고 다른 1명은 대학 교육 경험이 있는 숙련자들이다.
피터 퍼스 스위프트 코트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간다면 우리 어머니도 일을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사람을 뽑는 이유는 문제를 예방하고 식별하기 위해서"라며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화된 새 조립 라인을 도입하면서 기술자 5명 대신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기술자 1명과 엔지니어 2명을 고용할 계획이라며 "인건비 지출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매체는 전했다.
산업별로는 가구 제조 등 전통 산업은 위축되는 반면 항공우주, 컴퓨터, 전기 장비 등 지식 집약적 산업은 고용을 늘리고 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항공기 제조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학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링크드인 분석 결과 반도체 제조업체 역시 다른 제조업보다 대졸자 채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전 하우스먼 W.E. 업존 고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고숙련 일자리가 임금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단순 반복적인 조립 라인 작업보다 지루함이 덜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수전 헬퍼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교수는 교육 요건이 높아지면서 진입 장벽이 커진 것에 우려를 표하며 "좋은 일자리에 대한 접근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숙련 노동자 부족을 우려한 기업과 단체들은 교육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조 무역 단체인 SME는 인력 개발 부서에 125명을 투입하고 중학교에 드론 코딩 키트와 3D 프린터를 보내는 등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재닌 쿤즈 SME CEO는 "기술이 사람을 앞지르고 있으며, 인재 부족을 겪지 않는 제조 분야가 없다"고 강조했다.
애리조나 주립대는 대만 TSMC의 애리조나 공장에 투입될 장비 기술자 170명을 교육 중이며, 내년에는 그 수를 8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인력 개발 기구인 '아스파이어 워크포스 이노베이션(Aspyr Workforce Innovation)' 역시 최근 지역 내 첨단 산업 유입에 맞춰 제조업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리사 패트-맥대니얼 아스파이어 CEO는 현재는 교육 프로그램이 수요를 감당하고 있지만, 인텔이 이 지역에 3천 명 규모의 공장 2개를 지을 계획인 만큼 향후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글은 WSJ 보도를 바탕으로 KRXVIZ가 한국어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의 저작권은 WSJ에 있으며, 전문은 원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미국과 대조적인 중국 AI 시장… "이미 거품 붕괴 시작됐다"
- AI 열풍에 갑을관계 역전…애플에 '복수' 나선 메모리 반도체 업계
- 스페이스X·앤스로픽·엔비디아 호재에 기술주 반등…머스크, 테슬라 합병 가능성 시사
- 모건스탠리 "AI 투자, 반도체 넘어 '채택 기업'으로 확산… 저평가 기회 주목"
- 댄 아이브스 "내년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확률 80%…AI 강세장 이제 시작"
- 중국, 5조 달러 휴머노이드 시장 선점…공급망 앞세워 미국 압도
- 뉴욕증시, 연준 인상 신중론에 반등…금융주 실적 호조에 주식 부문 수익 증대
-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값 하락세…연준 금리 경로 불확실성 증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