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시사…'제2의 버크셔'냐 '거대 혼란'이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기업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화요일 두 회사를 합병하는 것이 "좋은 생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두 회사는 합병안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의 방대한 사업 제국이 하나로 묶여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거대 복합 기업의 탄생으로 자본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 머스크가 꿈꾸는 다행성(multiplanetary) 미래를 위한 자금 확보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특히 테슬라 주주들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성, 소셜미디어, 로봇, 인공지능(AI), 태양광, 전기차 등 이질적인 사업들이 머스크의 상상력 외에 뚜렷한 공통점 없이 섞일 경우 기업 가치가 깎이는 '복합 기업 할인(conglomerate discount)'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현재 두 회사는 이미 사업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테슬라는 스페이스X에 차량과 배터리, 전력 인프라를 판매하고 있으며, 칩 제조 벤처인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도 공동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스페이스X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으며, 최근 공개된 비행형 '로드스터'에는 스페이스X의 추진기가 장착됐다.
그러나 재무적 관점에서 두 회사가 단순 파트너 이상의 관계가 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WSJ는 짚었다. 예컨대 스페이스X 추진기를 단 로드스터는 2028년에야 소량 생산될 예정이며, 추진기 자체가 실용성 낮은 '눈속임'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화성 탐사용 태양광 기술 등 다른 시너지 효과도 먼 미래의 일이다. 테라팹의 경우 내년 시험 생산과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지만, 머스크 스스로도 공정의 복잡성을 이유로 "오차 범위가 크다"고 인정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가치 평가의 어려움도 문제로 꼽힌다. 도이치방크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 내에서도 AI 사업은 매출의 5배 가치를 인정받는 반면, 스타링크가 포함된 연결 사업부는 58배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처럼 역동성이 다른 사업들을 하나로 묶으면 전체 가치 산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도이치방크는 스페이스X의 목표 주가를 현재보다 약 47.5% 높은 235달러로 제시하며 낙관하고 있지만, 합병 시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합병 법인의 가치가 현재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인 3조 6천600억 달러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테슬라 주주들의 손실이 우려된다. 합병 시 테슬라의 자원이 실적이 부진한 다른 사업부를 지원하는 데 전용될 수 있으며, 이는 테슬라 자체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올해 초 머스크의 AI 사업과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를 인수하며 복합 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전기차와 에너지 인프라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면서 사업 구조가 점차 복잡해지는 추세다.
WSJ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시장의 회의론을 극복한 것은 버핏에 대한 압도적인 신뢰 덕분이었다며, 머스크 역시 비슷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과거 X.com 시절부터 모든 금융 거래를 아우르는 '슈퍼 앱'을 꿈꿔왔으나, 현재의 X는 여전히 게시물 공유 플랫폼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문은 머스크의 거대한 야망이 항상 현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이번 합병 시도는 머스크의 비전과 경영 능력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도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글은 WSJ 보도를 바탕으로 KRXVIZ가 한국어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의 저작권은 WSJ에 있으며, 전문은 원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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