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흔들리는 AI 주가…WSJ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공지능(AI) 관련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막대한 자본 투입에 의존하는 AI 산업의 수익 구조가 과거의 거품 붕괴 사례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고물가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이 데이터 센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위협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조 달러 규모의 자본 지출 계획이 좌절될 수 있다는 리스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현재 AI 기업들이 거두고 있는 엄청난 이익이 이러한 위험을 가리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WSJ는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이 언급한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AI 설비 확충이 철도나 인터넷 등 과거 대규모 자본 프로젝트들이 겪었던 고질적인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한 기업의 자본 지출은 다른 기업의 매출이 된다.
현재의 데이터 센터 붐은 칩, 냉각 장치, 케이블, 백업 발전기 등 AI에 필요한 모든 부품 제조사의 매출과 이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매체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몇 년 안에 설비 구축이 완료되면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 비용은 신규 건설보다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자본 지출이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수익의 일시적 성격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는 주가수익비율(PE)에서 나타난다.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인 엔비디아는 주가가 15% 상승하는 동안 예상 수익 대비 PE는 23배에서 15배로 떨어졌다. 주가가 3배 뛴 메모리칩 업체 마이크론의 선행 PE도 5배 미만에 머물고 있다. MFS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 롭 알메이다는 "시장은 주가(P)가 아닌 수익(E)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수익 자체가 거품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미낙 어드바이저스의 제라드 미낙에 따르면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8대 AI 기업과 차세대 AI 기업 11곳의 올해 예상 수익 증가분은 7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나머지 S&P 500 기업 전체의 증가분인 5천억 달러 미만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낙관론자들은 투자자들이 수익의 일시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보지만, 비관론자들은 수익에 낀 거품이 걷히면 높은 밸류에이션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발표되자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우려에 AI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독립 데이터 센터 운영사인 코어위브 주가는 24% 폭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마이크론은 11% 하락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마이크론보다 두 배 가까운 하락 폭을 기록하며 AI 자본 지출 감소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보여줬다.
설령 현재의 하락세가 일시적이고 건설 붐이 계속되더라도 위험은 여전하다. 스테인 반 뉴버그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2032년까지 AI에 투입될 자금이 9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 GDP의 연간 3.2%에 해당하는 규모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WSJ는 AI 투자가 성공하려면 일시적인 설비 투자 수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고객이 기술 개발 및 사용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만큼 생산성을 충분히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9조 달러의 상당 부분은 낭비될 수 있다.
과거의 사례는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보여준다.
1790년대 영국의 운하 열풍부터 1840년대 영국 철도, 1880년대 미국 철도, 그리고 닷컴 버블 당시의 광섬유 구축까지 대규모 투자는 사회에 큰 혜택을 주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큰 실망을 안겼다.
수익 실현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거나 경쟁 심화로 인해 이익이 투자자가 아닌 사용자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신문은 AI 역시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번만큼은 과거와 다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글은 WSJ 보도를 바탕으로 KRXVIZ가 한국어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의 저작권은 WSJ에 있으며, 전문은 원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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