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권력 쥔 민주당, 트럼프 견제·정부 부패 조사 칼끝
미국 민주당이 상·하원 압도적 승리로 내년 1월 의회 권력을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본격적인 보복과 입법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Economist가 보도했다.
Economist에 따르면 민주당은 하원에서 최소 250석, 상원에서 54석 이상을 확보하며 내년 1월 3일 의사봉을 잡게 된다. 민주당의 과제는 보통 미국의 재정 강화와 대통령 견제라는 선거 공약을 지키는 것으로, 실질적 승리를 통해 2028년 백악관 탈환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역대급 승리에도 불구하고 하원 290석, 상원 67석에 미치지 못해 거부권을 무력화할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한 만큼, 주요 입법을 독자적으로 통과시키기는 어렵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원 의장으로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의 최우선 과제는 공화당이 삭감한 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 예산과 오바마케어 개인 보험 보조금을 복원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한 이란 전쟁 종식과 함께 비용을 끌어올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철폐에도 나설 방침이다. 가령 '트럼프의 관세 세금 폐지법(End Trump’s Tariff Tax Act)'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부과금 등을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을 유도하고 유권자들에게 당의 우선순위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다만 정부 예산안이 12월 11일 시한을 앞두고 있어, 민주당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내년 2월이나 3월까지 한시적 예산 편성에 합의한 뒤 본예산 협상 과정에서 보건과 관세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이민 단속 예산이나 트럼프의 독자적 관세 집행 등은 행정부의 방어선이 단단해 의회 차원의 저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전쟁 자금 집행을 차단하려 할 수 있으나 상원 필리버스터를 넘으려면 공화당의 동조가 필요해 현실성이 낮다. 대신 펜타곤이 의회를 상대로 사상자 및 무기 비축량 등에 대해 더 철저한 보고를 하도록 자금 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의 전직 의회 보좌관 데이비드 머피가 전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나 소득 증대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렵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는 일에서는 민주당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Economist는 전했다. 상원에서 민주당은 트럼프의 사법부 및 내각 인명을 차단할 수 있으며, 이는 대법관 중 고령자가 많은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공백이 발생할 경우 2016년 공화당의 메릭 갈랜드 지명자 거부 전술을 그대로 모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급심 법관 인준 역시 11월과 12월 공화당의 강행 처리 이후 완전히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의정 활동의 핵심은 단연 청문회와 소환장을 통한 의회 감독이 될 전망이다. 미국인의 3급 중 2명이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사익 추구에 이용하고 있다고 보며 출구조사에서 90%가 정부 부패를 주요 투표 요인으로 꼽은 만큼, 트럼프 장남의 투자 기업이 펜타곤에서 대출을 받은 경위나 사위 제러드 쿠슈너의 사모펀드에 걸프 국가들이 투자한 배경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민주당은 백악관이 통신 기밀 유지를 주장하며 비협조적으로 나올 것에 대비해 백악관과 거래한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자료를 요구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상원의 민주당 보좌관은 백악관 주변 기업들이 태도를 바꾸고 있다며 “이들은 2년 동안 우리의 이메일 답장조차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자신들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아니라는 점을 우리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청렴한 정부를 내세운 민주당은 의원의 주식 거래 금지법을 비롯한 다양한 개혁안도 추진한다. 하원 법사위원장 내정자인 제이미 래스킨은 로비스트들처럼 사면 브로커들도 연방 법에 따라 등록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하원 감독위원장 내정자인 로버트 가르시아는 연방 계약 업체 수장들의 정치 자금 기부를 막는 이른바 '머스크 루프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민주당의 위험은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축출하려는 헛된 시도에 매몰되는 것이다. 이미 하원 강경파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들어 7건의 탄핵 결의안을 발의했으며, 최근 표결에서는 당내 하원 의원의 70%가 동조했다. 그러나 래스킨 의원이 지적했듯 오늘날의 극단적 진영 대립 속에서 상원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이라는 탄핵 가결 정족수를 채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제프리스 의장 내정자는 2028년 하원 다수당 지위 유지를 위해 중도파가 차지한 경합 지역을 보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 지도부는 대통령 직접 탄핵 대신 인기가 낮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 등을 타깃으로 삼아 당내 강경파를 달랠 가능성이 크다고 Economist는 전망했다.
선거 압승은 오만을 낳기 쉽고 민주당 역시 예외는 아니며, 의회에서 엄청난 승리를 거뒀음에도 트럼프와 그의 충성파들의 저력을 과소평가한다면 역풍을 맞을 위험이 있다고 신문은 경고했다.
이 글은 Economist 보도를 바탕으로 KRXVIZ가 한국어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의 저작권은 Economist에 있으며, 전문은 원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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